한국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는 3월 20일 신형 서버운영체제(OS) 윈도서버2008(코드명 롱혼)을 국내에 선보인다.
해외와 달리 국내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유독 유닉스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받았다는 억울함(?)을 호소해온 한국MS로선 성능과 기능이 대폭 강화된 윈도서버2008를 앞세워 '윈도는 불안하다'는 세간의 이미지를 날려버리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윈도서버2008을 통해 메인프레임이나 유닉스 시스템을 선호하는 국내 엔터프라이즈 고객들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윈도서버2008은 이전 'MS표 서버OS'와는 격이 다르다는게 한국MS 설명이다.
한국MS의 김성호 부장은 "윈도NT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최소화하고 싶은 마음에, 개인적으로는 제품 이름을 윈도서버2008이 아니라 닷넷 서버라든지 다른 이름으로 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면서 "그만큼 윈도서버2008은 그전보다 정말 좋아졌다. 메인프레임이나 유닉스와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폭넓은 접근이 가능할 것이다"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가상화 솔루션 '하이퍼-V', VM웨어와 혈투 예고
한국MS가 윈도서버2008과 관련해 강조하고 있는 것은 가상화와 보안 기능이다. 이중 서버 자원을 효과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해주는 가상화는 윈도서버2008의 강점을 설명하는데 있어, 한국MS가 가장 먼저 내세우는 선봉장이다. 이는 윈도서버2008 판매를 확대하는데 있어 가상화가 유용한 무기라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MS는 2008년을 국내에서 가상화 환경이 빠르게 확산되는 터닝 포인트로 보고 있다. 올해를 기점으로 가상화가 진입기를 지나 본격적인 확산기로 접어든다는 것이다.
한국MS의 김성호 부장은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가상화 기술 확산 속도가 더딘 편이다. 열배, 스무배 차이가 난다. 고객 자체가 매우 적다"면서도 "MS외에 여러 업체들이 가상화 시장에 뛰어들었고, 인텔과 AMD도 하드웨어적으로 가상화를 지원하기 때문에 올해는 시장이 커질 것이다. 이미 큰 규모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업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MS가 제공하는 가상화 솔루션은 '하이퍼-V'로 불리운다. 윈도서버2008에 기본으로 탑재돼 제공되지만 아직까지는 베타버전이다. 공식 버전은 윈도서버2008이 출시되고 180일안에 선보인다고 한다.
하이퍼-V의 등장은 가상화 시장에서 '넘버원 업체' VM웨어를 상대로한 'SW제국' MS의 추격전이 본격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서버 가상화 시장은 VM웨어의 독무대였다. 경쟁이 거의 없었다. 이를 통해 VM웨어는 국내외 가상화 프로젝트에 사실상 '무혈입성'하는 기회를 누렸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상황은 달라졌다. MS는 물론 시트릭스시스템즈, 오라클,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대거 가상화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서버 가상화 시장도 경쟁 시대가 개막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의 확산은 자연스럽게 가상화 시장 전체 파이의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게 업계의 관측이다.
현재로선 최고의 관전 포인트는 OS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틀어쥔 MS와 시장을 개척한 VM웨어간 경쟁이 어떻게 펼쳐지느냐 하는 것이다. MS에게 가상화 시장은 놓칠 수 없는 전략적 요충지다. 반드시 잡아야 한다. 가상화 솔루션이 점점더 OS 기능을 흡수하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OS로 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MS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장면이다. MS가 윈도서버2008과 관련해 가상화를 강하게 부르짖는 것은 이런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는게 개인적인 판단이다.
VM웨어와 한국MS간 가상화 쟁탈전은 하이퍼-V 공식버전이 나오고 난 뒤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판세를 점치기는 아직 이른감이 있지만 가격만큼은 한국MS가 비교우위를 갖고 움직일게 분명해 보인다.
한국MS에 따르면 하이퍼-V 기능이 포함된 윈도서버2008 가격은 윈도서버2003과 비슷한 수준이다. 절대적인 비교는 어렵더라도, VM웨어 대비 높은 가격 경쟁력을 지녔음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사이버 세계의 네트워크 출입증, NAP도 주목"
가상화와 함께 한국MS가 윈도서버2008의 키워드로 꼽는 보안은 네트워크 접근 보호(NAP(Network Access Protection: NAP)가 핵심이다. NAP는 회사 보안 정책에 위배되지 않도록 데스크톱이나 노트북PC의 네트워크 접속을 통제할 수 있게 해주는데, 시스코시스템즈 등이 밀고 있는 네트워크 접근 제어(Network Admission Control: NAC)와 유사한 개념이다. 기업들이 직원들로 하여금 출입증을 찍게하는 과정이랑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데스크톱 OS인 윈도비스타에는 이미 NAP 클라이언트가 탑재돼 있어, 윈도서버2008이 나오게되면 윈도 플랫폼으로도 네트워크 통제 환경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NAC를 판매하는 기존 업체들과 MS간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네트워크 접근 제어 분야는 시스코, MS, 트러스티드 네트워크 커넥트(Trusted Network Connect: TNC) 기술 표준에 기반한 주니퍼네트웍스 등이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스코와 MS가 양사 기술을 상호 연동하도록 하는데 합의하면서 주도권 쟁탈을 위한 업체간 각축전은 점점도 고조되고 있다.
한편, 한국MS는 3월 20일 윈도서버2008 출시 행사와 관련 과거와는 다른 마케팅 전술을 뽑아들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제품 자체를 소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사용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반 소비자용 시장에서 활용되는 마케팅 전술이라고 하는데, 고객들이 서로 쌍방향 소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번에 도입하게 됐다고 한국MS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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